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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서평 - 행복! 불행의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1.06.18

행복! 불행의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행복의 함정」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정은아 옮김/ 북하이브 201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변화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지혜다.’ 이는 영국의 경제학자로 일생을 행복연구에 바쳐온 리처드 레이어드 교수의 「행복의 함정」에 서론으로 있는 문장이다. 저자는 2000년부터 21세기의 좋은 국가는 국민이 행복한 국가이며, 개인의 행복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책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이 책은 그가 연구한 행복의 매커니즘, 그리고 개인, 사회, 국가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제안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책의 제목이 왜 행복의 함정인가에 관해 알아야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가장 대표적인 함정은 소득증가의 역설이다. 책은 소득증가의 역설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난한 나라에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행복지수 역시 높아진다. 소득의 증가는 심각한 물리적 빈곤에서 벗어 날 때 행복도를 높이는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만 달러 대에 올라서면 그 다음부터는 소득수준의 향상만으로 행복지수를 끌어 올리는 것은 극히 어렵다. 소득이 증가한다고 행복도 계속 높아지지 않는 역설이 나타난다.‘ 또 다른 것은 비교의 역설이다. 저자는 “우리에게는 불행을 부추기는 비교습관이 있다. 그 중에 비교의 대상은 주로 가까운 이웃이 된다”고 하며, 이를 하버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설명했다. 당신은 1년에 평균 5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평균 2만5000달러를 버는 세상과 당신은 1년에 평균 10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은 평균 25만 달러를 버는 세상 중 어떤 세상을 살고 싶은가? 학생들은 대부분 전자를 선택했다. 사람들은 유독 돈과 관련한 사항은 비교를 하고, 특히 상대소득을 실제소득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이상의 내용으로부터 우리는 행복의 비밀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소득이 증가한다고 계속 행복도가 올라 가는 것은 아니며, 돈에 관한 왜곡된 비교는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행복에 관한 여러 질문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다고 행복지수도 계속 높아질까? 선진국이라고 후진국보다 행복지수가 높을까? 도시에 산다고 시골보다 행복지수가 높을까?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행복지수는 계속 높아질까?

이러한 행복의 역설에 착안하여 리처드 레이어드 교수는 행복을 측정해 보기로 한다. 그럼 행복은 측정 가능할까? 그는 가능하다고 했다. “행복의 원천은 수없이 많으며, 고통과 괴로움의 원천 또한 수 없이 많다. 또 모든 경험에는 좋거나 나쁘거나 하는 감정이 따른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 쉽게 말할 수 있으며 설문조사에서 이러한 질문이 나왔을 때 평범한 질문보다 응답률이 훨씬 높다.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알고 있으며 질문의 타당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가 실시한 미국 텍사스에 사는 직장 여성 9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를 살펴보자. 그는 일과를 평균 15개 에피소드로 나눠 좋은 느낌 혹은 나쁜 느낌으로 단순 분류하고, 행복도를 매겼다.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4.7점으로 섹스, 가장 싫어하는 활동은 2.6점인 통근으로 밝혀졌다. 또 혼자 있는 것보다 어떤 사람이라도 함께 있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직장 상사의 경우 혼자 있는 편이 나을 정도로 싫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연구과정을 거쳐 리처드 레이어드 교수는 행복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섯 가지 특징을 확인했다. 나이, 성별, 외모, 지능지수, 교육수준이 그것이다. 이 중에 교육수준은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소득이 증가해 행복을 높일 수는 있다는 점은 유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다. 한편 행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빅 세븐 Big Seven'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빅 세븐을 중요성에 따라 배열하면 '가족관계, 재정, 일, 공동체와 친구, 건강, 개인의 자유, 개인의 가치관'이다. 저자는 이 빅 세븐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행복의 하락요인에 초점을 맞춘다. 행복은 상향으로 추구하고, 점점 더 높이 나아가야 하지만, 결국 이 하락 요인을 배제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의도다.

 

특히 리처드 레이어드 교수는 앞서 말한 빅 세븐 중 건강을 제외한 여섯 가지는 국가간 행복도 차이를 80%까지 설명해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국가의 이혼율, 실업률, 신뢰도, 비종교적 모임의 회원, 정부의 질, 종교활동 인구 같은 국가적인 지표가 그 행복도 차이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국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리처드 레이어드 교수가 얘 기하는 공동선과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 등은 국가의 역할 확대와 정부의 질 향상과 관련되어 있어 개인에게 실체적 접근이 쉽지 않다. 대신 이 책에서는 초중고 교과에서 행복에 관한 다음의 주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하며 그 방법을 어렴풋이 소개한다. 바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기, 타인을 사랑하고 봉사하기, 아름다움 감상하기,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 정신질환, 마약, 그리고 알코올 포함, 사랑, 가정, 부모의 역할, 일과 돈, 대중매체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가치관 지키기, 타인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정치에 참여하기,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사상 등이다. 누구나 잠재되어 있는 불행의 요소를 갖고 있다. 나는 이 책의 빅 세븐으로 행복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세우기 전에 불행하지 않도록 불행의 근원을 차단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함을 지적했다고 본다. 행복의 함정과도 같은 불행의 요소들에 빠지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