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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서평 - 마흔! 깊은 혼돈도 때론 필요하다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1.09.09

마흔!

깊은 혼돈도 때론 필요하다.

「마흔으로 산다는 것」 전경일 지음/ 다산북스 2005

 


 

 

년이란 어떤 나이 대일까? 또 중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중년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 말의 표현 '나잇값'을 생각해 본다. 우리말 표현으로 '나이를 먹는다'고도 한다. 새해에 떡국을 한 그릇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고 얘기한다. 밥을 먹으면 밥값을 하라고 했으니 나이를 먹으면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노년학회의 「노년의 아름다운 삶」 에서 한서대 한정란 교수는 나이 들어가면서 해야 하는 '나잇값'을 학문적으로는 '발달과업 이라고 말한다. 발달과업에 관한 대표적인 학자는 해비거스트R.J.Havighurst다. 그에 따르면 인생에는 영. 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성인기', '중년', '노년기'가 있다. 그는 '청년기'에는 사랑을 할 줄알고, 정서적 인격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직업을 찾고, 시민으로서의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고, '성인기'가 되면,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부모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직업을 갖고,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중년'에 이르면, 청소년 자녀를 도와주고,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중년의 생리적 변화 즉 노화를 수용하고 대처하는 한편 연로한 부모님을 보살펴야 하고, '노년기'에는 노화로 인하여 떨어진 체력과 건강에 적응하고, 은퇴로 인한 수입감소에 대처하며, 배우자의 죽음을 감당하고, 또래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만일 생애 과정에서 해당되는 시기에 이를 잘하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영. 유아기와 아동기에 잘 놀지 못하면, 20대와 중년에 놀려고 하고, 어릴 때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마음껏 하고 싶었는데 못했으면, 나이 들어 도박에 빠질 수도 있고, 공부해야 할 때 못했으면 나이 들어 공부하려 하고, 사랑을 해야 할 때 못했으면 나이 들어 늦바람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인생의 어느 시기도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다. 지금 나의 나이는 어디에 있을까? 나잇값이란 표현은 너무 가혹하지만 중년이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나잇값을 하는 것일까? 중년은 청소년기와 청년, 장년을 노년기와 연결하는 통로다. 이때가 가장 왕성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시기다. 노화 및 노년의 길목에 중년이 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보면 이렇게 중요한 중년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저 출산, 청소년, 다문화, 고령화에 대해 중점 과제로 추진 중이며, 중년 문제는 생략되어 있다. 학문과 삶의 이동경로로 고찰하는 중년은 이와 같겠지만, 현실은 대단히 냉혹하고 깊은 고뇌에 빠지게 한다.

 

늘의 책은 경제. 경영. 자기 계발. 성공학 전문 컨설턴트인 전경일의 「마흔으로 산다는

것」이다. 1964년 생인 작가는 나이 마흔 둘이 된 2005년에 '마흔으로 시작하는 중년'을 곱씹으며 이 책을 썼다. 닥친 중년의 고뇌를 가감 없이 적었다. 프롤로그에 소개 된 어느 경제 주간지가 정의한 대한민국 40대를 살펴본다. 낀 세대, 어정쩡한 세대, 우리 사회의 축약판을 보여주는 세대, 마지막 주산세대이면서 첫 번째 컴맹세대, 민주를 말하며 몸에 밴 군사문화를 다 씻어내지 못하는 세대,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 변화의 이쪽 끝과 저쪽 끝에 매달려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경계인의 세대, 가랑이가 찢어지는 세대, 조기은퇴 대상자에 속하는 세대, 안정과 변화에 대한 욕구를 동시에 갖고 있는 모순된 세대. 정년퇴직이 없는 세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세대가 그것이다. 이 내용들 속에 희망과 밝은 미래는 없다. 작가는 한번쯤 나이 듦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내 인생의 깊이는 물론이거니와 내본연의 참 맛을 찾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 날, 퇴근하고 돌아와 밤늦게까지 혼자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가 들여다 본 마흔은 첫째, 더 이상 나를 젊게 봐주는 사람이 없다. 둘째, 얼굴이고 몸이고, 말투고 모든 게 둥글둥글해진다. 셋째, 가끔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넷째, 그냥 걱정이 앞선다. 다섯째, 원리가 뭔지, 물리가 뭔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여섯째, 가끔은 확실하게 뜨거워지고 싶다는 욕망이 속에서 인다. 일곱째, 세상의 변화를 온몸으로 감지하게 된다. 여덟째, 삶에 부대껴 한동안 경시했던 가치들, 이를테면 우정, 의리, 사랑 같은 감정이 중요하게 다가온다. 아홉째,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할 때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를 '마흔 증후군'이라 했다. 그리고 '마흔에 미련을 갖게 되는 것'으로 다음 사항을 표현했다. 남 부럽지 않은 사회적 지위에 아직 오르지 못했다. 즉, 내 명함은 좀 더 화려해 지고 싶다. 대학 시절이나 신입사원 시절에 원했던 것을 마음껏 해보지 못했다. 이젠 할래야 할 수도 없다. 즉,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도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나만의 개성있는 자아를 가진 한 남자로 살고 싶다. 그런데도 현실은 어디의 누구, 누구의 아빠 등 직책과 소속으로만 신분 증명이 되고 있다. 즉, 좀더나의 인생을 살고 싶다. 노후가 두렵다. 뼈빠지게 이 정도쯤 일 했으면 죽을 때까지 먹고 살 걱정 하나쯤은 덜어 줄 사회를 꿈꾼다. 즉, 나를 아버지 세대와 그만 비교해 달라. 부모님 세대와 비교할라치면 아마 그 분들은 강냉이 죽 먹던 시절 얘기를 또 하게 될 것이다.

 

가는 나이 마흔에 나는 누구인가를 들여다보고, 자기 인생 제대로 점검하여, 마흔 이후 삶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를 하자고 제안한다. 마흔에 갖추어야 할 덕목 8가지, 마흔에 필요한 좋은 습관 7가지, 마흔의 삶을 밝히는 지혜10가지, 40대를 위한 삶의 지침 28가지가 그 것이다. 40대, 세상을 다 안다고 자부하는가? 변화를 꿈꾸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말을 달고 살지는 않는가? 마흔이야말로 매일 매일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무엇가를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나이다. 우리가 고민하는 나이 마흔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