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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컨설팅 -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방법 (2021년 9월 호)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2.06.10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방법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소장

 

 

작년 2020년은 '주식의 해'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초 2,201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3월 코로나19 위기로 34%가 떨어진 1,439까지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의 강한 저가 매수세로 빠르게 회복하며 연말 지수 2,873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는 연초 대비로는 31%, 3월 저점 대비로는 무려 100% 가까이 상승한 수치이다. 이처럼 국내주식 시장의 급격한 상승세와 함께 2020년말 개인투자자는 914만명으로 전년대비 300만명 늘어난 결과를 보여주었다. 개인투자자 3명 중 1명은 2020년 국내주식시장에 처음 진입한 신규 투자자 또는 다시 진입한 투자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주식투자 열풍은 올해 2021년에도 계속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저금리 시대를 살고있는 요즘 투자에 대한 관심증가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주식투자 열풍을 바라보면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다.

 

그렇다면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투자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을 의미한다. 반면,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하는 일'로 정의되어 있다. 바꿔 말하면 별다른 노력 없이 손쉽게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를 투기라고 할 수 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그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에서 "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행위이며,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과 같이 가격변동성이 높은 시장은 아무래도 투기적 요소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은 · 투기적 요소가 있음을 인지하고, 투자자는 이런 투기 요소를 낮게 억제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대중들에게는 '양떼 효과(Herding Effect)'라는 것이 존재한다. 무리에서 동떨어지거나 뒤쳐지는 것을 싫어하는 양떼처럼, 집단 안에서의 맹목적인 추종 심리를 비유한 말이다. 주식시장은 이러한 '양떼효과'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투자자들이 충분한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시장 분위기나 다른 사람들을 따라 거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 요즘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도 해볼까?"라고 주식투자를 너무 쉽게 생각 하거나 " '요즘 A종목이 급등한다는데 나도 한번 사볼까?"란 생각에 잘 알지도 못하는 종목을 무조건 사고 막연히 가격이 오르기 만을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투자할 때 철저한 분석이 밑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그레이엄은 투기로 정의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 분석을 통해 적정가치를 구할 수 없다면, 시장분위기나 가격에 휘둘리면서 이성적인 판단을 유지하기가 힘들 수 밖에 없다.

 

둘째, 원금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그레이엄은 1920년대 미국의 경제 대공항 당시 전 재산의 5분의 4를 잃는 실패를 경험하면서, 잃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원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안전마진은 투자하는 과정에서 판단에 실수가 있더라도 큰 손실로부터 보호해주는 일종의 치명타를 피할 수 있게 하는 쿠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투자에 나설 때 기업의 적정가치보다 충분히 낮은 가격이라면 적절한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적정가치가 주당 1만원이고, 안전마진을 20%로 둔다면 가격이 8천원 이하로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안전마진의 개념은 주식시장 불황기에 우량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불황기에 부실주를 비싸게 살 수 있는 위험을 줄여주어 방어적인 투자에 도움이 된다.

 

셋째, '적절한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한 마지막 투자의 조건이다. 투기에 나선 사람들은 리스크를 무시한 채 무작정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곤 한다. '적절한 수익'은 앞서 밝혔던 ' 철저한 분석'과 '원금의 안전성'을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철저한 분석에 따라 기업의 적정가치(예를 들어 주당 10,000원)를 구하고, 여기에 안전마진까지 확보(예를 들어 안전마진율 20%, 적정 매입가 주당 8,000원)하면, 적절한 수익(예를 들어 적정가치 매도시 2천원, 수익률 25%)을 도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적당한 성과를 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단기간에 몇 백 퍼센트의 위대한 성과를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초보 투자자라면 안전마진을 생각하면서 적당한 수익을 목표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쩌다 한번쯤 큰 운이 따를 수도 있지만, 그러한 큰 운이 계속되기는 정말 어렵다. " 월스트리트나 다른 어떤 곳에도 부자가 되는 쉽고 빠른 방법은 없다"라는 그레이엄의 말처럼, 투자에는 그만한 이익을 얻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나만의 적절한 투자원칙을 세우고,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투자원칙을 지키려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주식시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투기적 요소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방법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나는 철저한 분석을 하고 있는가?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있는가? 과도하지 않은 적정한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가? 한번 더 점검해보고 투자활동에 나서는 현명한 투자자의 길을 가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