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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컨설팅 - 마이너스 금리시대, 은퇴후 자산관리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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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시대,

은퇴 후 자산관리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부소장

 

 

마이너스 금리 시대! 보통 은행에 돈을 맡기면 금리에 따른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면 이자를 갚아야 한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반대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돈을 맡기면 보관료를 내고, 돈을 빌린 사람은 빌린 돈보다 적은 돈을 갚는 것이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 국채(투자등급)의 20% 정도가 마이너스 금리 채권인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2019년말 기준 11조 3,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는 돈을 쓰지 않는 사람이 손해이다. 시장에 돈을 돌게 하려는 것이 마이너스 금리의 목적이므로 은행에 돈을 맡기기 보다는 돈을 쓰거나 빌려서 더 좋은 투자처를 찾는 게 이상적인 행동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사람은 양(+)의 시간을 선호한다. 같은 소비라면 현재를 미래보다 선호하는 게 정상이며, 이자는 소비를 미루었을 때 지급하는 대가이다. 그런데 어쩌다 이런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되었을까? 이는 고령화 추세와 깊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현재의 소비를 위한 지출보다 미래의 소비를 위해 유보하려는 욕구가 커지게 되면서 음(-)의 시간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저축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금리가 떨어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 돈을 쓰지 않으려 하니 오히려 돈을 쓰려는 사람들이 더 대접받는 상황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는 화폐가치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그 가치를 어떻게 유지시켜야 하는 가가 관건이 된다. 자산증대는 커녕 자산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 시대이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에도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나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증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채권은 안전성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기본적인 비중은 보유할 수 밖에 없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높아질수록 채권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된다. 두 번째 마이너스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채권에 투자하는 동기가 되어준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디플레이션에 따른 원금의 구매력 상승도 이유가 된다. 마이너스 금리보다 물가가 더 떨어지면 그 만큼 원금의 상대적 가치가 커지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채권이 어느 나라 통화기준인지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통화가치가 더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현재 소비를 유보하여 자산을 증대하기가 결코 만만하지 않은 상황에 따라 자산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자산증대보다는 자산을 어떻게 분배해서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목표이다. 그래서 요즘 ‘인컴투자’가 뜨고 있는데, 인컴펀드 같은 경우 지난 1년간 2배 가까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컴(Income)’이란 이자나 배당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흐름을 말한다. 투자의 성과는 가격변동에 따른 자본손익과 이자, 배당 등 인컴으로 구성이 되는데, 과거에는 자본손익을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인컴에 주목을 하는 것이다. 단기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정기적인 이자, 배당 등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인컴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 바로 인컴투자이다.

인컴투자는 현재의 금융투자 환경에 적절한 투자전략이기도 하지만 은퇴 후 자산관리 관점에서도 좋은 투자전략이라 할 수 있다. 자본손익과 인컨의 차이점 분석을 통해 그 타당성을 살펴보자. 우선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손익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자, 배당 등 인컴은 과거 경험치를 바탕으로 자본손익보다는 예측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또 자본손익을 추구하는 경우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감내해야 하지만 인컴자산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다. 안전성이 중요한 은퇴 후 자산관리에 유리한 점이다. 그리고 자본손익은 가격변동에 따라 매매 했을 때 손익이 발생하는데, 인컴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인컴 배분시점에 손익이 발생한다. 이 또한 규칙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필요한 은퇴 후 자산관리에 좋은 점이다.

그럼 준비된 노후자산으로 인컴을 어느 정도 만들면 적당할까? 노후자산을 얼마나 인출해가면 적당한 지를 논할 때 많이 언급되는 미국 재무관리사 윌리엄 벤젠의 4% Rule이 있다. 주식과 국채에 절반씩 투자한 후 최초 노후자산에서 4%를 인출하고 이후 직전연도 인출 금액에 물가상승분을 더해 매년 인출하는 방식이다. 미국 금융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방법을 적용했을 때 최악의 경우라도 30년간은 노후자산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4% Rule'을 은퇴 후 자산관리에 적용한다면 노후자산을 인컴자산들로 배분하고 총 금액의 약 4% 정도 인컴이 발생하게 만들면 된다. 물가상승분을 나이 들어감에 따른 소비 감소분으로 상쇄하여 4%씩 인출해 간다면 노후자산의 사용기간을 좀 더 길게 가져갈 수도 있다.

3층 연금만으로 희망하는 노후생활비를 충족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만일 노후를 대비해서 모아둔 금융자산이 있다면 그 자산을 활용해서 인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지만 인컴투자는 자본차익보다 보유에 따른 인컴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이다. 따라서 안정적이면서도 최대한 많은 인컴을 가져다 줄 인컴자산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이기는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인컴자산 역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잊지 말자. 이자가 나오는 채권, 고배당 주식이나 리츠 등 다양한 인컴자산을 활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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