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Notice

재무컨설팅 - 인출시대의재테크 ③ : 은퇴자산과 은퇴소득이 차이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1.08.03

인출시대의재테크 ③ :

은퇴자산과 은퇴소득이 차이

 

한국연금연구소 손성동 대표

 

 

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대전환기를 맞이한 재테크 시장과 인출시대 재테크의 특징에 대해 살펴봤다. 이제부터는 몇 차례에 걸쳐 인출시대 재테크의 기본 상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은퇴자산과 은퇴소득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많은 사람들은 ‘은퇴자산이 많으면 노후는 경제적으로 무탈할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은퇴자산이 적은 사람들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큰코다칠 수 있다. 은퇴자산과 은퇴소득은 다르기 때문이다.

 

제현상을 분석할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스톡(stock)과 플로우(flow)라는 것이 있다. 스톡은 저량(貯量)으로, 플로우는 유량(流量)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스톡이 어떤 시점에 가계 또는 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는 재화 전체의 양이라면, 플로우는 일정 기간 동안 스톡으로 흘러 들어가거나 흘러나오는 재화의 양이라 할 수 있다. 스톡은 고인 것 즉 정태적 현상을 대표하고, 플로우는 흐르는 것 즉 동태적 현상을 대표한다. 자산은 스톡이고 소득은 플로우다. 우리는 경제 활동기에 벌어들인 소득으로 자산을 축적하고, 더 이상 경제활동이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면 그동안 축적해놓은 자산을 조금씩 꺼내어 사용해야 한다. 경제 활동기 소득의 축적물이 곧 은퇴자산이고, 그 은퇴자산이 체계적으로 잘게 쪼개져 은퇴기의 생활비로 변신하는 게 은퇴소득이다.

 

생의 단계가 ‘성장→생산→소비’로 이행하는 것처럼 인간 활동의 결과물은 ‘소득→자산→소득’으로 변신을 거듭한다. 이름은 같지만 전자의 소득과 후자의 소득은 그 성질이 다르다. 경제활동기의 소득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스톡의 양을 늘려나가는 플러스(+) 성향을 가진 소득이라면, 은퇴생활기의 소득은 스톡을 계속 축내는 마이너스(-) 성향의 소득이다. 경제활동기의 소득이 생활비와 스톡의 원천이라면 은퇴생활기의 소득은 생활비의 원천이다. 이런 차이는 은퇴기의 자산관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다음 기회에 별도로 살펴보기로 하자.

 

러스(+) 성향의 소득이 없는, 은퇴기간의 길이가 무척 긴 100세 시대에 스톡만을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스톡이 마이너스(-) 성질을 지닌 소득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것에 만족해서도 안 된다. 스톡이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마이너스(-) 성질의 소득으로 전환되느냐가 중요하다. 즉 스톡인 은퇴자산이 플로우인 은퇴소득으로 전환되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게 핵심이다. 은퇴시점이 되었을 때 이런 시스템을 갖추면 되지 미리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때 은퇴자산의 충분성을 따져본 결과 충분하지 못하다면 보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은퇴자산이 은퇴소득으로 전환되는 모양은 개개인이 지향하는 은퇴생활의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재차 은퇴자산의 충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자산의 양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은퇴소득의 규모와 그 경로,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여 은퇴자산의 양을 평가해야 한다.

 

‘프로는 플로우를 좋아하고 아마추어는 스톡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프로가 시대의 흐름과 플로우의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며 변신을 마다하지 않는 반면에, 아마추어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재의 소득에 집착하며 변화를 꺼리는 현상을 비판하는 말이다. 은퇴 이후에는 자산보다는 소득이 많은 게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말이기도 하다. 같은 양의 은퇴자산이더라도 은퇴소득의 양은 달라질 수 있다. 인출시대 재테크의 핵심은 바로 안정적인 소득흐름을 사망시까지 유지하는데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