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Notice

독서서평 - 노년의 기술! 나의 과거와 화해부터 해라. (2021년 11월 호)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2.11.03

노년의 기술! 나의 과거와 화해부터 해라.

「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지음/ 김진아 옮김/ 오래된 미래 2010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닌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어 가나니/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만드나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하네(중략)/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일 때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 하더라도 늙은이라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라네.

- 책 「노년의 기술」 5,6쪽 사무엘 울만의 청춘 中에서 -

 

「노년의 기술」 의 저자인 세계적 영상가 안젤름 그륀 신부는 이 책에서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라고 묻는다. 나는 그 답이 앞서 실은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용기와 이상, 희망과 열정이 그저 하고 싶다고 되는 일일까? 신부님은 그러니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책 제목을 노년의 기술이라 이름 붙였다. '삶의 기술이 곧 늙음의 기술', '기술은 능력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늙는 기술도 저절로 알아지는 것이 아니며, 늙는 기술도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젤름 그륀 신부는 그런 늙어 가는 기술의 항목을 시간, 깨달음, 도전, 사랑, 내려놓음, 화해, 이별이라 했다. 그리고 항목별로 어떻게 기술을 익혀야 하는지를 이 책에 담았다. 노년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시작점은 신부가 한 다음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노년의 배움은 끊임없는 진실 찾기다. 우리를 지탱하고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일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인생에서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무엇 때문에 나는 나인가?" 시작점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질문은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현재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겠다는 의미이다. 나를 알아야 올바른 미래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안젤름 그륀 신부의 늙어 가는 기술의 항목 중 내려놓음과 화해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닿아 있기도 하다. '나는 누구인가?'의 질문은 나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그 과거는 내려놓음과 화해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안젤름 그륀 신부는 내려놓음을 받아들이기와 놓아 보내기로 설명한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과거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 역사 속에서 펼쳐진내 삶과 나 자신을 마음으로부터 긍정하는 것이 진정한 받아들임이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나 과거에 대한 생각은 바꿀 수 있다. 놓아 보낸다는 것은 무작정 잊는 것이 아니라 후회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고 했다. 한편 화해는 과거와의 화해다. "과거와 화해할 수 있다면, 나는 과거를 통해 더욱 담담하고 현명해질 수 있다. 놓쳐버린 기회가 자꾸만 떠오르거든 그 미련과 마주하라. 그리고 충분히 아쉬워하라. 그리고 다시 지금 이 순간으로, 자기에게로 돌아오라. 고 한다. 내려놓음과 화해가 그저 가능한 일은 아니다. 독일출생의 미국 정신분석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노년기에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생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요소, 즉 성공과 실패, 선과 악,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통으로 뒤섞여 있다는 걸 알아야하고, 나이가 들면 양면적인 요소를 모두 인생의 조건으로 받아들여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젊을 때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인생의 어두운 부분, 아팠던 과거.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죽음마저도 자신의 인생 안에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과거와 화해하고 나의 과거를 나의 인생과 통합하기 위해서는 나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나는 나의 과거가 내가 한 습관과 태도, 행동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습관과 태도, 행동은 5살 미만의 가정환경에서 형성되었다고 본다. 우리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다. 그러니 나의 과거는 습관과 태도, 행동을 형성하는데 절대적 역할을 한 부모님으로부터 왔다. 그러니 나의 과거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내 앞에 나의 모습을 닮은 모형이 하나 세워져 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모형을 보고 말해야 한다. "00아, 그 동안 살아 낸다고 고생 많았다. 살아보니 세상만사가 쉽지 않지? 사실 그 어려움들은 너의 잘못이 아니란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습관과 태도, 행동으로 지금까지 살아 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부모님만 탓하고 있기엔 아직도 50년을 더살아야 한다.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는 습관과 태도, 행동은 바꾸어서 살자. 바꾼다는 게 쉽지는 않을 거야. 세상살이를 견뎌낸 끈기만 있으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자. 000을 응원한다!" 지금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으면 과거의 나와 과감하게 결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친 습관과 태도,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또한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어떻게 형성되어 성인이 된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이를 감추지 말고 완전히 드러내어 치유의 시간을 갖고, 어려운 과정으로 여겨지면 가정심리치료사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느 가정심리 치료사는 황혼 이혼은 결혼 후 쌓인 되돌릴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일어나는데, 그 전에 먼저 가족 심리치료를 받아 보도록 권유했다. 심리 치료의 과정에서 남편과 아내가 해온 습관, 태도, 행동이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서 형성된 결과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던 상처를 서로에게 준 사실을 깊이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갈지 서로 상의하여 극적으로 관계를 복원할 수 있다.

 

안젤름 그륀은 책의 말미에서 "인간은 태어남과 함께 늙기 시작한다. 우리는 늙으려고 산다. 사람이 늙어 죽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아는 것, 그 속에 지혜가 있다. 삶의 길 위에는 배울 것이 많다. 고 했다. 잘 늙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지나간 젊음에 갇혀 늘 슬퍼만 하고 있다면, 나이는 들지만 마음만은 항상 청춘이고 싶다면, 늙어가는 것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노년에 자기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받아 들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당신의 노년을 더욱 특별하게 해 준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