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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서평 - 노년을 멋지게 사는 인식의 전환 (2022년 1월 호)

작성자 관리자 | 날짜 2023.03.10

노년을 멋지게 사는 인식의 전환

「노년의 아름다운 삶」 한국노년학회 지음/ 학지사 2008



 

광화문 역 3번 출구 앞 기둥에 책꽂이를 디자인한 그림 사이로 책 속 문구가 몇개 적혀 있다. 그 중 하나는 '질문의 크기가 내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고미숙/북 드라망'이다. 나는 질문이 핵심 공부 방법임을 항상 생각해 왔으나 왜 그런지 설명하려면 꽤 시간이 걸렸는데, 광화문역의 이 표현이 그 이유를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고, 한달음으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이 책을 샀다. 책을 멀리까지 읽을 필요 없었다. 9쪽 머리말에 이 표현이 있었다.

 

공부란 무엇인가? 학교를 떠나는 순간 공부가 끝나는 것이라면, 생로병사에 대한 통찰력은 언제, 어디서 배워야 하는가? 학교에선 왜 독서하는 힘을 길러 주지 않는가? 독서와 공부는 서로 다른 것인가? 존재의 근원은 무엇인가? 행복의 조건은?등등 공부란, 세상을 향해 이런 질문의 그물망을 던지는 것이다. "크게 의심하는 바가 없으면, 큰 깨달음이 없다. "(홍대용) 고로, 질문의 크기가 곧 내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

 

지은이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공부하는 인간을 호모 쿵푸스(Homo Kungfus)라 했다. 그리고 호모 쿵푸스는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학습한다고 적었다. 나는 강의할 때 ' 질문의 크기가 내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표현을 빌어 "은퇴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의 크기가 은퇴 후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 다른 말로는 "노년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의 크기가 노년의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 등으로 확장하여 표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년에 대해서도 호기심과 질문이 있다면 그 답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소개한다. 책 「노년의 아름다운 삶」은 1978년 창립한 한국노년학회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여 출판한 수필집이다. 당시 3000명의 회원 중 28명이 참여하였다. 이 책의 발간사를 쓴 송미순 20대 회장은 노년학회 회원들이 노년학 연구와 노인 관련 실무 경험을 통하여 체득한 늙음에 대한 깨달음, 노인에 대한 애정이 묻어 있는 글, 회원들의 감성이 조각보처럼 이어져 사랑과 철학을 담은 글이라 표현했다. 머리말을 쓴 김동배 19대 회장은 사는 동안 삶의 질을 얼만큼 높게 유지하여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사회적으로 보람되며, 국가적으로 생산적인 노후를 보내는가 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화두라 하고 노년학자들이 노인이 되어 간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과 주변의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 하였다고 적었다.

 

김동배 교수는 '옛날의 금잔디'에서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늙으면 쉬어야지, 나돌아다니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 '그건 젊은이들이 나하는 일이지, 늙은이가 주책없이 무슨 바람이 나서 그런 일을 하나?', , '늙으면 다 노환이란 게 있는 법이다. 그런 정도 가지고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다', '평생 그렇게 같이 살아 왔으면 됐지, 무슨 황혼이혼인가? 그 나이에 무슨 재혼? 등의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노인에 대한 대한 부정적 의식은 편견 및 고정관념을 심게 되고, 노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며, 사회적 지위를 저하시키고 노인 학대와 노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위와 같이 이 책은 주로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가족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인의 위치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어떻게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고령 친화 주거선택 방법, 실버타운 선택의 체크 포인트, 일상생활 예방 규칙, 자녀와의 관계 설정, 노후 필요자금과 관리, 자기성취를 위한 제 3기 인생 설계 방법, 노인기 해야 할 인생 과업, 건강한 노년과 성생활, 신 노년 문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주요한 조건, 노인과 효 등도 상세히 표현하고 있다. 실제 노인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생활의 모습에서 노인의 배움과 열정, 인품, 사랑, 행복한 생활, 배우자와 함께하는 제3의 인생, 자유분방한 삶, 다양한 주거형태, 다시 뛰는 노인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100세 시대가 좋은 이유는 늙어 간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요소들을 긍정적 요소로 바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있어, 미리 대비한다면 자신만의 멋진 노년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년학자들이 생각한 노인이 되어 간다는 것과 그들이 깨달은 '늙음'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자. 그리고 책 속 연구자들이 계속하고 있는 연구 주제에 관심을 갖고 참관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늙어가고 있으니.